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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능(賢能)한 인재가 구임(久任)케 해야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칼럼
 
1583년 4월, 48세의 율곡 이이(李珥)는 불타는 애국심으로 잘못되어가는 나라를 바로잡기 위한 6개 조항의 폐정 개혁안을 계(啓)로 올렸습니다. 물론 율곡은 자신이 주장한 개혁안이 실현되는 것을 보지도 못한 다음 해 49세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른바 ‘육조계(六條啓)’라는 여섯 가지 개혁안은 450년 전의 내용이지만 나라를 통치하는 일에서 결코 쉽게 넘길 수 없는 고전적인 행정개혁의 핵심사항임을 알게 해줍니다.
 
첫째는 임현능(任賢能), 둘째는 양군민(養軍民), 셋째는 족재용(足財用), 넷째는 고번병(固藩屛), 다섯째는 비전마(備戰馬), 여섯째는 명교화(明敎化)였으니 어느 것 하나 행정과 정치에서 빠뜨릴 수 없는 중요 업무였음은 지금으로 봐서도 명백하게 옳은 주장입니다. 내용이야 글자의 해석으로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어진 인재를 등용하고, 백성과 군대를 제대로 먹여 살리고, 재용을 넉넉하게 마련하고, 국경을 튼튼하게 지키고, 전마 즉 싸울 말과 무기를 제대로 준비하고, 교육·문화를 통한 국민교육의 올바른 정책을 펴라는 내용입니다.

율곡의 첫 번째 개혁안은 올바른 인재를 등용하여 구임(久任), 즉 지혜와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재임 기간을 오래도록 주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아침에 임명했다가 저녁에 옮겨버리면 앉은 자리가 따뜻해질 시간도 없어 아무리 의욕이 넘쳐도 실현할 방도가 없다(而朝拜暮遷 席不暇暖雖欲察任 其道無由).”라는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재임기간을 짧게 하고는 절대로 좋은 정책을 실천에 옮길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율곡의 시대에서 300년이 지난 다산 정약용에 이르러서도 어질고 능력 있는 인재 등용을 그렇게도 강조했고, 한번 임용하면 어짊과 능력을 발휘할 충분한 기간을 주는 ‘구임(久任)’이 절대로 필요함을 강조했습니다.
 
전문적인 공부가 없는 사람은 정밀하게 업무를 추진하지 못하고, 구임(久任)하는 법이 폐기되면 치적을 이룩할 수 없습니다(「人才策」).라고 말하여 현능한 인재를 발탁해서 등용하고, 한 번 등용한다면 업무를 제대로 파악해서 새로운 개혁 정책을 실천할 기회가 충분하게 주어져야 한다는 뜻입니다.
 
여러 차례 강조한 내용이지만, 다산이 제안한 개혁 정책의 요체는 용인(用人)과 이재(理財)였습니다. 사람을 제대로 등용하지 않는 한 절대로 선치(善治), 잘하는 정치는 있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전문적인 공부가 되어 있는 사람을 그에 맞는 분야에 임명하고 능력을 발휘할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뜻이니, 율곡의 ‘구임’과 다산의 ‘구임’은 그렇게도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그처럼 어진 이들이 한결같이 주장한 정책인데, 오늘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요. 현능(賢能)한 인재들이 발탁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현실입니다. 현능한 사람이란 우선 전문성이 뛰어나고 개혁적이며 도덕성을 제대로 갖춘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런 현능한 인재를 발탁하여 그들이 능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구임’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현실이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면 지금이라도 현능한 인재가 구임케 하는 그런 정책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어지러운 나라의 현실을 보면서 율곡이나 다산의 뜻이 지금이라도 펴지기를 기대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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